저는 집에선 활달했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어요. 학교에선 인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사람들 앞에 서야 할 때, 낯선 자리에 가면 — 몸이 먼저 얼어붙었습니다. 발표를 앞두면 전날부터 잠을 설쳤고, 처음 가는 자리에선 말 한마디가 목에 걸렸습니다. 어떤 날은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어떤 날은 잠이 깊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무슨 일 있어?" 물으시면, "별일 없어"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저도, 왜 그런지 몰랐으니까요.
저는 오랫동안 제가 '내성적인 사람'인 줄로만 알았어요. 나이 들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원래 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 몸이 저를 그렇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몸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어… 나 괜찮은데?"
그 아주 작은 감각이, 시작이었어요. 몸이 편안해지자, 저를 다그치던 마음도 조금씩 잦아들었습니다.
상황이 크게 달라진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상황을 바라보는 제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두렵고 힘든 순간은 있었지만, 그 앞에서 한 발짝 내딛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나를 다그치는 대신, 오늘 필요한 것을 하나씩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요. 저는 그 길을 걸어왔고, 그래서 알아요. 지금 움츠러든 아이도, 그 길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